약가와 의약품 연구개발비

의약품 개발에는 많은 비용이 든다. 생물의약품은 이전과는 다른 수준의 개발 비용이 든다고 한다. 따라서 높은 약가를 보장해야 제약사들이 연구개발에 재투자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한다. 그런데 세계보건기구 연구원들은 2019년 1월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런 논리를 뒤집는 연구 결과를 내 놓았다(Kiu Tay-Teo, André Ilbawi & Suzanne R. Hill, Comparison of Sales Income and Research and Development Costs for FDA-Approved Cancer Drugs Sold by Originator Drug CompaniesJAMA Netw Open 2019;2(1):e186875).

이 논문에 따르면, 미국 FDA가 1989년부터 2017년 사이에 승인한 암 관련 의약품을 분석한 결과(승인된 156개 의약품 중 매출 자료를 구할 수 있는 99개 분석 결과), 연구개발비에 1 달러를 쓸때마다 14.5 달러의 판매 수입(sales income)을 제약사에 안겨준다(판매 수입 중간값 기준). 2017년에 판매 수입 중간값은 4억 3,520만 달러였고(최대: 레날리도미드(lenalidomide) 82억 달러, 최저: 토포테칸(topotecan) 180만 달러), 연평균 판매 수입이 10억 달러를 넘는 항암제는 모두 33개로 33.3%에 달했다.

이 연구 결과는 항암제의 약값을 현재보다 대폭 내려도 된다는 걸 말해 준다. 동시에 우리가 지불하고 있는 약값은 제약사들이 연구개발에 재투자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을 훨씬 넘는다는 걸 말해준다. 한편, 제약사들의 고수익 상황은 시장독점권(특허권, 자료독점권)이 끝난 후에도 지속되는 경향을 보이는데(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음), 바이오 의약품인 경우 더 심하다고 한다.

제약사들이 얻은 수익을 연구개발보다 제품 판촉이나 영업에 더 많은 쓴다는 얘기는 예전부터 있었는데, 의약품 특허가 수익의 증대를 보장하고 신약의 연구개발을 촉진한다는 이상과는 달리 바이오의약품 수익이 연구개발보다는 판촉과 광고에 더 많이 사용된다는 분석으로는 Charles Phelps & Guruprasad Madhavan, Patents and drug insurance: Clash of titans?,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, 10(467),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(2018) 참조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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